"철거를 앞둔 경기 북부의 미군 기지촌, 멀찌감치 포성과 전투 헬기 소리가 울려 퍼진다. 카메라는 이름 없는, 혹은 이름만 남은 무덤들이 그득한 숲을 지나 폐허가 된 유령 마을로 내려온다. 마을에는 신체에 각인된 역사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세 명의 여인이 있다. 바비 엄마 ‘박묘연’은 30여 년간 선유리 선유분식에서 햄버거를 만들어 왔다. 영화는 박묘연의 증언을 묵묵히 듣는다. 바비는 박묘연이 마지막으로 임신한 아이 이름이란다. 그러나 박묘연은 결혼을 약속했던 미군 지미에게 버림받고, 결국 스물여섯 번째 중절 수술을 감행하고 만다. 박인순은 의정부 뺏벌의 쇠락한 좁은 골목길에서 폐휴지를 주워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미국에 두고 온 자식 푸셀라와 쿤티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아프리카계 혼혈인 안성자가 있다. 그녀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친구 세라를 회상한다. 세라는 ‘몽키하우스’라 불리는 곳으로 끌려가, 오전에는 페니실린 주사를 맞고 오후에는 정신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망각된 기지촌의 공간 속에서 의무의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 신기루처럼 잊혀진 유령들이 메아리처럼 귀환하는데… "
REVIEW
박경태 Park Gyeong-tae
1975년생으로 동국대학교에서 사회학 학부/대학원을 졸업하고 여성단체 ‘두레방My sister′s place(NGO)’에서 프로젝트 스태프로 일하기 시작했다. 2003년 미군 기지촌에서 살아온 박인순의 일상과 그녀의 미술치료 일기를 기록한 <나와 부엉이Me and the owl>로 데뷔했고 이 작품은 당시 기지촌을 다룬 첫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혼혈인 실태조사를 담당하며 전국에 있는 혼혈인들을 만나 그들의 구술 생애사를 기록하였고 2005년 <있다There is>를 발표하였다. 2009년에는 베트남 참전용사에 관한 아카이브 전시회 《귀국박스》를 기획, 전시하였다.
사랑할까, 먹을까!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던 어느 겨울 날, 육아에 바쁘던 영화감독 윤은 살아있는 돼지를 평소에 한번도 본 적이 없었음을 깨닫고 돼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산골마을농장에서 돼지들의 일상을 지켜보면서 이제껏 몰랐던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런 윤에게 딜레마가 생긴다. 돼지들과 정이 들며 그들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알게 되는 한편 농장의 이면을 알게 될수록, 그 동안 좋아했던 돈가스를 더 이상 마음 편히 먹을 수 없게 된 것. 육식파 남편 영준과 어린 아들 도영은 식단결정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살 때마다,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식당을 고를 때마다 갈등에 빠지게 된 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REVIEW
황윤 Hwang Yun
독립영화협의회 제작분과에서 활동하며 <쇠고기>(1997), <초촌면 신암리>(1997)의 연출부로 일하였고, 1998년 독립영화제작소 ‘알’에서 일하며 <길에서의 충고>(1998)를 연출하였다. 그 외 영화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겨울 밤, 이야기를 듣다>(2000)와 <작별>(2001)은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 수상 그리고 제7회 야마가타 다큐멘터리 영화제 뉴아시아커런츠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다.\n
2001년 11월, 정신병으로 평생을 고생하시던 작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우연히 그 분의 일기를 보게 된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우리 가족사를 알게 되었다. 전라남도 산골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계급, 이념간의 갈등, 남, 북 그리고 일본 땅으로 이산된 가족들. 역사책에서만 접했던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REVIEW
문정현 Mun Jeong-hyun
다큐멘터리 공동체 푸른영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권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서울독립영화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베를린영화제,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 초청 받았다.\n
재독(底)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한국정부로부터 ‘간첩’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입국금지상태다. 그런 그가 마침내 33년만의 귀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분단시절 베를린의 별칭이었던 ‘경계도시(境界都市)’, 그리고 아직도 거미줄처럼 얽힌 레드 콤플렉스의 포위망 속에 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는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지구상의 마지막 경계도시에서 ‘거침없이’ 그를 맞을 수 있을 것인가?
REVIEW
홍형숙 HONG Hyungsook
1987년 서울영상집단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1995)로 제1회 서울 다큐멘터리 영상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수상, <변방에서 중심으로>로 베를린영화제,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걸출한 작품들을 쏟아낸다.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명선언>으로 최우수 한국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9년 <경계도시2>로 부산국제영화제 배급지원 펀드, 제 1회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대표적인 다큐멘터리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n
1992년 봄 감독인 ‘나’는 북의 정치공작원으로 남파되었다가 체포되어 30년 동안 감옥에 살면서도 공산주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비전향으로 출소한 장기수들을 알게 된다.
REVIEW
김동원 DONG-WON Kim
첫 연출작인 [제이콥의 5월](1986)을 시작으로 80년대 한국영화의 정치적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영화 운동을 통해 영화에 입문한 김동원은 [[상계동 올림픽]](1988), [[행당동 사람들]](1994), [[미디어 숲의 사람들]](1993), [[송환]](2003) 등 시대에 대한 민감한 인식과 비판적 마인드로 한국사회를 다각도로 조사하는 사회참여형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했다.\n
사람과 사랑을 울리는... 워낭소리 초록 논에 물이 돌 듯 온기를 전하는 이야기.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 삶의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팔순의 농부 최노인. 그에겐 30년간 부려온 늙은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인데, 이 늙은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이다. 너무 노쇠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이 소를 대하는 최 노인의 태도는 뭔가 남다르다. 귀가 먹어 잘 못 듣는 최 노인이지만 워낭소리가 들려오면 본능적으로 소에게 고개를 돌린다. 최 노인의 모든 관심사는 온통 소에게 쏠려있다.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고, 소에게 해가 갈까 논에 농약을 치지 않는 고집쟁이다. 소 역시 제대로 서지도 못 하면서 최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산 같은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 둘은 모두가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 봄날, 최 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 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다. - “소는 정말로 주인과 교감하는 것일까?” 단지 고기가 되어버린 요즘 소를 보면서 나는 이 명제를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그 교감을 통해 소와 주인의 다양한 대화와 표정 그리고 갈등까지도 보여주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교감하고 있는 둘의 관계를 끊으려는 외부 조건(세월과 문명)과 다른 관계(젊은 소와 할머니)가 개입했을 때 벌어지는 다양한 양상들을 마치 그림 「파적도」처럼 한 프레임 안에 여러 관계와 이야기가 담긴 영상으로 묘사할 것이다. 여기서 워낭소리는 소와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주인을 소통시키거나 교감하게 하는‘매개음’이며 그들이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상징’이자 ‘메타포’로 일종의 ‘맥박’과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요컨대, 워낭이 멈춘다는 것은 둘을 교감시키는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결국 이것은 그들의 관계가 다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워낭소리는 우리들 기억 속에 화석(化石)처럼 잠들어있는 유년(幼年)의 고향과 아버지와 소를 되살리는 주술(呪術)과도 같은 작용을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삶의 내리막길에서 빚어낸 어쩌면 이 시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소와 아버지의 아름다운 교감과 눈물겨운 헌신에 대한 또 다른 표상과 다름없다. (이충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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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Lee Chung-Ryoul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후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 영상 작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1993년부터 독립 프로덕션에서 다큐멘터리 PD로 활동했다. , <6시 내고향> 등 TV 프로그램을 거쳐 무속인, 비전향 장기수, 동성애자, 사북탄광 노동자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첫 장편 극장용 다큐멘터리 <워낭 소리>(2008)로 한국 최초로 선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올랐다. 이후 방송과 영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락타고픽쳐스 대표이다.\n
유사 이래 연령, 성별, 빈부의 차이와 정치적인 입장을 불문하고 일거에 국민을 통합해 온 ′애국심′이라는 성역에 일침을 가하는 다큐멘터리. 애국심과 민족주의가 강요되는 현장을 발굴하여 카메라에 담았다. 감독 이경순과 최하동하는 이 작품을 위해 3년간 백여 명을 인터뷰했다. 박홍 서강대 명예총장, 이도형 ′한국논단′ 발행인, 축구해설자 신문선, 홍세화, 박노해 등 사회 각계의 ′스타′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확고한 신념을 성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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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동하 dongha CHOIHA
민들레(1999) 애국자 게임(2001) 높은 언덕(2003) 택시 블루스(2005) JAM DOCU 강정(2011)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소리에 관심이 있었던 듯하다. 멜로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아름다운 주인공들의 사랑이 아닌, 강원도 정선 어딘가의 산골에서 노부부가 부르던 정선아리랑을 남자 주인공이 녹취하던 장면이었다. 나는 그때 이 영화를 보면서 연애가 아닌, 왜 이 소리에 전율하는지를 내게 물었다. 그때 나는 겨우 30대였다. 그리고 우연이 필연이 되는 것처럼, 이상한 마을을 알게 되었다.
REVIEW
김응수 KIM Eungsu
1966년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1996), <달려라 장미>(2006), <물속의 도시>(2014), <오, 사랑> (2017), <스크린 너머로>(2019 ) 등 24편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장르 없는 영화′를 만들었다. 『J1: 힉스, 존재의 무게』, 『J2: 알람브라 궁전의 석주』(2012), 『나쁜 교육』(2022) 등의 책을 썼다.
2003년,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37년만의 귀국을 감행한다. 그러나 그는 열흘 만에‘해방 이후 최대의 거물간첩’으로 추락하고, 한국사회는 레드 컴플렉스의 광풍이 불어온다. 그리고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친구들조차 공포스러운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6년이 흘렀다. 2003년 그는 스파이였고, 2009년 그는 스파이가 아니다. 그때 그의 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한국사회는 그때와 얼마나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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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숙 HONG Hyungsook
1987년 서울영상집단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1995)로 제1회 서울 다큐멘터리 영상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수상, <변방에서 중심으로>로 베를린영화제,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걸출한 작품들을 쏟아낸다.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명선언>으로 최우수 한국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9년 <경계도시2>로 부산국제영화제 배급지원 펀드, 제 1회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대표적인 다큐멘터리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n
“고향 땅에서 눈을 감고 싶었던 밀양 할매들은 오늘도 싸움을 살아냅니다” 우리 밭 옆에 765인가 뭔가 송전탑을 세운다케서 농사꾼이 농사도 내팽겨치고 이리저리 바쁘게 다녔어예. 그거 들어오면 평생 일궈온 고향땅 잃고, 나도 모르게 병이 온다카데예. 동네 어르신들이랑 합심해가 정말 열심히 싸웠는데 3천명이 넘는 경찰들이 쳐들어와가 우리 마을을 전쟁터로 만들어 놨었습니더. 산길, 농로길 다 막고 즈그 세상인 냥 헤집고 다니는데 속에 울화병이 다 왔어예. 경찰들 때문에 공사현장에도 못 올라가보고, 발악을 해봐도 저놈의 철탑 막을 길이 없네예. 아이고 할말이 참 많은데 한번 들어보실랍니꺼.
REVIEW
박배일 Park Bae-il
독립다큐멘터리 창작공동체 오지필름에서 활동하고 있다. 옆집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다큐멘터리 <그들만의 크리스마스>(2007)를 만들기 시작했다. 노동자와 여성,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n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상시고용 50인 이상 300인 이하 사업장의근로자는, 해당 사업장의 보건관리 업무를 맡은 보건관리대행기관의 산업의학전문의에게 3개월에 한번씩 보건관리(작업환경점검, 건강상담, 직업병 상담)를 현장에서 받도록되어있다. 이 영화는 위 법률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현장보건관리를1년 여간 촬영한 기록물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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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현 Kanghyun Lee
이강현 감독은 <파산의 기술>(2006)부터 <보라>(2010)를 거쳐 <얼굴들>(2017)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세계관을 제시해왔다. 그의 영화는 공통적으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비가시화된 채 작동하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 의식의 밑바탕에는 사회 구조에 포획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무고하고 무지하며 무방비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존재한다.\n
올해로 30주년이 된 5.18광주민중항쟁. 80년 5월 27일 항쟁의 마지막날까지 도청과 광주외곽을 지켰던 시민군들, 가난한 삶속에서도 주먹밥을 해주었던 시장 상인들은 청년에서 중년을 훌쩍 넘었다. 이들은 평범한 광주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광주항쟁의 기억은 이후 많은 삶을 변하게 했다. 5.18이 일어나기 전 그들은 가난하지만 꿈을 키워갔던 나이 어린 청년이었다. 계엄군들이 광주 외곽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시민들은 시민군을 중심으로 절대 자치공동체를 이루어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선동하지 않아도 하나가 되어 서로 도왔던 소중한 경험을 이루어낸다. 공간적인차단과 정보의 차단 뿐 아니라 그동안 민주화운동 진영의 지도적 역할을 했던 운동가들의 부재라는 최악의 고립상태에 놓였음에도 하나를 이루었다. 그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 앞에 닥친 역사의 현장에서 시민군으로 뛰어들게 했던 당시의 절박한 상황이 현재의 삶속에서 드러난다.
REVIEW
김태일 Kim Tae-il
대학 졸업 후 다큐에 매력을 느껴 독립영화협회의 워크숍 과정을 마친 뒤 푸른영상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원진별곡>(1993), <분단을 넘어선 사람들>(1995),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1995), <4월 9일>(2000), <안녕, 사요나라> 등 여러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2009년 5월 <오월愛>의 기획을 시작으로 온 가족이 함께 작품을 만드는 패밀리 프로덕션 상구네를 꾸렸다. 세계 여러 곳을 돌며 ′민중의 세계사′ 프로젝트로 <웰랑 뜨레이>(2012)와 <올 리브 올리브>(2016) 등을 만들었다.\n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뒤엉킨 그 곳은 생지옥 같았다! 그을린 ‘25시간’의 기록!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이들은 불과 25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내려 왔고, 살아남은 이들은 범법자가 되었다.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진다. 유가족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 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시대의 모든 그림자들을 위한 감동의 드라마 꿈에 그리던 ‘조선소맨’이 되었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했던 설렘과 기쁨은 상상 그 이상의 처절한 환경에 서서히 사라져갔다. 쥐똥 도시락 앞에,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동료의 죽음 앞에 무기력했던 우리들은 1987년 7월 25일, 드디어 울분을 터뜨리고 비로소 인간의 삶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들의 일터는 변함없이 서러웠다.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동료들이 연이어 죽음을 맞이했고, 309일 동안 고공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런 고된 시간 속에서도 절망의 그림자가 변하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서러운 일터에서 그림자처럼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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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Kim Jung-Keun
공업고등학교를 자퇴하고 5년간 신발 부품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했다. 우연히 접한 카메라로 희망버스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촬영해 <버스를 타라>(2012), <그림자들의 섬>(2014)을 만들었고, 부산지하철을 다룬 <언더그라운드>(2019)를 만들었다. 공장을 다니는 동안 주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를 접했으며 그에 못지 않게 대만 뉴웨이브에도 빠져들었다. 거대한 기계의 물성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육체와 노동에 관심이 있다.\n
서울의 어느 한적한 마을 공터에 늙은 개 한 마리가 산다.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개는 홀로 새들을 쫓고 햇살 아래 꾸벅꾸벅 졸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카메라는 그 개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개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면서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기억을 조금씩 꺼내어 놓는 사람들. 이야기 조각들 사이로 그들이 지나온 삶에 대한 단서가 조금씩 드러난다. 카메라는 기억과 현실 사이를 부유하며, 하나의 풍경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REVIEW
도시에서의 삶은 존재를 지운다. 모든 것이 쉽게 떠나고 쉽게 잊혀진다.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것을 이 곳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삶에서 벌어지는 오해와 왜곡들은 어쩌면 이러한 단절의 순간에 시작되는 지도 모른다. 관계가 사라지고 있는 도시화된 삶, 그 안에서 공허했던 마음을 백구의 삶을 통해 돌아보고 싶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잊지 말아야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김보람 KIM BORAM
1984년생. 잡지사에서 일하다 2012년 가을, 미디액트 독립다큐멘터리 제작과정 수업을 들으며 다큐멘터리에 입문했다. 2014년부터 다큐공동체 푸른영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결혼전.투>(2013), <독립의 조건>(2014)을 연출했다. <개의 역사>(2017)은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다.\n
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각 언론들은 역사적인 일인 양 떠들어댔고 그 영향으로 국민들도 들떠있었다. 그러나 그 외곽에는 그로 인한 소외된 우리 이웃이 있었다. 올림픽에 오는 외국손님들에게 가난한 서울의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도시미학적(?) 관점에서 진행된 달동네 재개발사업. 이 때문에 상계동 주민들을 비롯한 서울 200여 곳의 달동네 세입자들은 아무 대책도 없이 몇 십 년씩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 했다. 주민들은 최소한의 삶의 공간을 보장하라고 외쳤지만 정부는 철거깡패와 포크레인, 그리고 전투경찰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그들을 구속하고 집을 철거해 버렸다.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고 했지만, 언론마저 침묵해버렸던 독재의 시대.
REVIEW
카메라는 철거민과 함께 3년을 생활하며 그들의 투쟁, 그들의 아픔과 희망을 기록했다. 때로는 카메라를 직접 철거민의 손에 쥐게 하여 당사자인 자기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독립영화권의 작품영역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다큐멘터리로서는 처음으로 야마가타 영화제에 초정될 만큼 외국에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김동원 DONG-WON Kim
첫 연출작인 [제이콥의 5월](1986)을 시작으로 80년대 한국영화의 정치적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영화 운동을 통해 영화에 입문한 김동원은 [[상계동 올림픽]](1988), [[행당동 사람들]](1994), [[미디어 숲의 사람들]](1993), [[송환]](2003) 등 시대에 대한 민감한 인식과 비판적 마인드로 한국사회를 다각도로 조사하는 사회참여형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했다.\n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6일 간의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관한 기록이다. 6월 10일 밤, 경찰에 쫓겨 명동성당에 우연히 모인 농성대의 갈등과 희망, 농성대를 둘러싼 당시 정치적 상황들이 풍부한 자료 화면과 증언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6월 항쟁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면서 현재 우리의 희망을 찾고 있다
REVIEW
김동원 DONG-WON Kim
첫 연출작인 [제이콥의 5월](1986)을 시작으로 80년대 한국영화의 정치적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영화 운동을 통해 영화에 입문한 김동원은 [[상계동 올림픽]](1988), [[행당동 사람들]](1994), [[미디어 숲의 사람들]](1993), [[송환]](2003) 등 시대에 대한 민감한 인식과 비판적 마인드로 한국사회를 다각도로 조사하는 사회참여형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했다.\n
매일같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 그러나 아무리 끔찍한 사건과 사고라도 그것이 일상적이라면 내성이 생긴다. 2000년을 전후로, 한국의 조간신문과 저녁뉴스시간엔 범인도, 용의자도 없는 사회적 타살의 소식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피비린내가 코를 찌르고 통곡의 소리로 귀가 멍멍해질 정도의 그 소식들은 그러나, 그 건조한 단신기사처럼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더욱 더 절망적인 것은 범인을 잡으려는 노력도, 단죄하려는 시도도, 냉소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순치시켜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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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현 Kanghyun Lee
이강현 감독은 <파산의 기술>(2006)부터 <보라>(2010)를 거쳐 <얼굴들>(2017)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세계관을 제시해왔다. 그의 영화는 공통적으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비가시화된 채 작동하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 의식의 밑바탕에는 사회 구조에 포획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무고하고 무지하며 무방비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존재한다.\n
이 다큐멘터리는 이른바 국제매춘에 관한 ′아시아 보고서′ 이다. 중심으로 다루어지는 소재는 한국 제주도의 기생관광이고, 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여 아시아의 국제매매춘이 국가 간의 연관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자본의 흐름에 의해 치우친 국가 간의 문제일 뿐 아니라 오랜 뿌리를 가진 ′성문화′의 맥락위에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또한 후반부에서는 ′매매춘′ 이라는 것이 일반인의 생활과는 격리되어 ′게토′ 와도 같은 것으로 여겨지는 현 상황 속에서 그 대안은 무엇이며 매춘과 비매춘의 경계는 과연 튼튼한 것인지에 대해 되묻고 있다.
REVIEW
변영주 Young-joo Byun
"2012 화차 Helpless\n2008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 Wise And Sensible Ways To Remember The 20th Century\n2008 텐 텐 Ten Ten \n2004 발레 교습소 Flying Boys\n2002 밀애 Deep Loves\n1999 낮은 목소리 3 – 숨결 My Own Breathing \n1996 낮은 목소리 2 Habitual Sadness \n1995 낮은 목소리 The Murmuring \n1993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Live a woman in Asia"
1991년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 사건으로 구속되어 경주 교도소에서 무기징역으로 수감 중이던 박노해에 관한 작품. 그는 8.15 특사로 풀려났지만, 그동안 우리에게 그의 부재가 의미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를 바라보는 우리 자신의 시선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다각도로 묻고 있다.
REVIEW
87년 스무 살이던 해, 나는 막걸리 집에 앉아 선배들의 이상한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저 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으로 시작하는 ′새′ 였다. 그 때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단지 답답한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멜로디와 가사 때문이었을까 ? 선배들은 내게 박노해를 아느냐고 물었고, 나는 문학에는 문외한이라고 대답했다. 용비어천가나 관동별곡이라면 또 몰라도.....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는 듯한 선배들의 의아한 표정과 눈치에 약간의 오기가 발동했고, 나는 선배가 던져 준 {노동의 새벽}을 읽기 시작했다. 놀라움이었다. 이제까지 살던 생활과는 전혀 다른 삶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노동자라는 단어는 생각이 편협한 사람들이 하는 말인 줄 알고 있었던 내게 그 시집은 충격이었다. 무슨 까닭이었을까 ?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갖는 감수성을 공감해서일까 ? 아니면 생경한 단어와 비참한 현실 상황을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 처음 박노해는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어두컴컴한 하숙방 바닥에 엎드려 세상과 대면하게 하고, 어떤 삶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고민하게 해 주었다.
오정훈 Jung-hun Oh
1968년 생. 1994년부터 영상운동 집단인 ‘푸른영상‘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비디오 연출작인 <약속 하나 있어야 되겠습니다>(1995)를 시작으로, <세 발 까마귀>(1997), <호주제 폐지, 평등 가족으로 가는 길>(2001), <나는 노래하고 싶어>(2012), <벼꽃>(2017)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쿠루피라: 숲의 어머니>는 브라질 파라의 숲 속에서 보라리족을 통해 구전되는 강력한 아마존 여신의 이야기이다. 쿠루피라는 숲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강력한 수호신이다. 그녀는 관대하고 자비로운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조심하라! 그녀의 집을 무례하게 대한다면 그 처벌은 무자비할 것이다. 농업, 벌목, 채굴로 인해 숲을 보호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숲을 파괴하고 있는 현대의 현실에서 그녀의 경고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적절하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가 공동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싶다면 자연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며, 보다 균형 잡힌 관계를 회복해야 할 때임을 일깨워준다.
REVIEW
레아 헤진 Lea Hejn
<쿠루피라: 숲의 어머니>는 브라질 파라의 숲 한가운데서 보라리족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강력한 아마존 여신의 이야기이다.\n쿠루피라는 숲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강력한 수호신이다. 그녀는 관대하고 자비로운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조심하라! 그녀의 집을 무례하게 대하면 무자비한 벌을 내리게 된다.\n농업, 벌목, 채굴로 인해 숲을 보호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숲을 파괴하고 있는 현대의 현실에서 그녀의 경고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적절하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가 공동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싶다면 자연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며, 보다 균형 잡힌 관계를 회복해야 할 때임을 일깨워준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가 위협받고 있다. 기후 변화는 조기축구부터 프로 리그에 이르기까지 모든 규모의 축구를 방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 <축구를 지켜라: 기후위기와의 승부차기>에서는 영국의 두 마을과 구단의 이야기를 다루며 축구라는 멋진 스포츠에 ‘기후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위기에 처한 한 클럽의 이야기부터 이에 맞서 싸우는 다른 클럽의 실천까지, 축구가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함께 힘을 모으는 것임을 배운다
<스마트폰의 감춰진 일생>은 휴대전화에 대한 우리의 일상적인 집착 뒤에 숨어 있는 사람, 장소, 재료에 대한 몰입도 높은 여정으로 당신을 안내하며, 이 시대 소통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휴대전화의 복잡하고 자원 집약적인 제작 과정을 드러내는 본능적인 다큐멘터리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구상의 인구보다 휴대전화가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이다. 우리 대부분에게 휴대전화는 아침에 가장 먼저 보고 밤에 가장 마지막으로 보는 필수품이며, 우리는 휴대전화를 어디에나 가지고 다니면서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고려할 때 휴대전화의 제조에 무엇이, 누가 관여했는지, 그리고 버려진 후에는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REVIEW
매튜 하머 Matthew Harmer
Immoral Code(2022)\nA Lens of the World(2021)\nReDress the Future(2021)
할머니는 아직도 50년도 더 된 그 기억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7-8월 사이에 꽃을 피우는 능소화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용기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에 능소화가 활짝 피어있던 1991년 8월, 신문을 읽고 있던 할머니의 마음속에도 어느새 능소화가 피어나 두려움에 주저하였던 끔찍했던 그 일을 더 늦기 전에 힘겹게 세상에 털어 놓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입니다.” 배드파더스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문구이다. 양육비라는 것은 양육자라면 지켜야 할 의무이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의무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양육비 미지급자, 배드파더스, 나쁜 아빠들이라 부르고 있다. 나의 생물학적 친부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 “배드 파더”이다. 이런 문제애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사람들과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영화 를 관람한 ‘나’. 영화를 관람한 후에 치매란 소리 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존재임과 동시에, 치매 환자 본인뿐만이 아니라 그 주변인들에게까지 힘든 시간을 선사하는 그러한 존재라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고, 주변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러던 중, 현재도 경미한 치매를 앓고 계시는 ‘나’의 할머니가 생각이 나 할머니를 직접 찾아뵙는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에서 자란 혜나는 방글라데시 출신 남자 나와 결혼했다. 그리고 예쁜 아이, 라힐이를 낳아서 한국에서 기르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한국인이지만 언제나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는 혜나, 그녀는 방글라데시에서도 한국에서도 어디에서도 이방인이다. 이것은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 가족 이야기이다.
연출인 나 원희주, 카메라 조윤서, 음향 이예영. 우리 셋은 사람들이 곤충을 안 먹는 이유를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거부감 없이 곤충을 소비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 전에, 조언을 해줄 전문가들을 찾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식용곤충 소비를 위한 얼레벌레 여정이 이어진다.
소라는 2급 청각장애인이며 하자작업장학교의 공연팀에 속해있다. “청각장애인인 소라가 3년간 어떻게 공연 팀에서 활동해왔으며, 지금은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영상팀의 마나와 남주는 소라와 학교 친구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기 시작한다. 수업 중 못 들은 것을 물어보는 소라, 그에 섬세히 대답해 주는 친구들, 소라의 얼굴을 보고 입 모양을 크게 해가며 대화하는 친구들의 일상. 어느 날 공연을 하던 중 소라의 보청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소라는 일순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된다. 아무도 그 일을 모르고 소라 자신도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으며, 뭘 얼마나 맞춰 가고 있었던 걸까? 친구들은 일상에서 놓치고 있었던 소라와의 차이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17년 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까우살’ 산업연수생으로 처음 한국에 들어온 그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이다. 어느 날, 까우살을 만나러 그녀의 신부가 한국으로 찾아오는데… 달콤한 한국에서의 신혼 생활도 이제 곧 끝이 난다. 신부를 혼자 방글라데시에 보내는 까우살. 그가 이토록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 집에는 작고 오래된 상자들이 많다. 모두 엄마의 상자들이다. 그 중에서 엄마의 보물 1호를 발견했다. 바로 30년 전에 엄마와 엄마 친구들이 쓴 설문지였다. 거기엔 좋아하는 노래와 배우, 가장 슬펐던 날, 그리고 장래희망과 10년 후 나의 모습 등 46개나 되는 질문과 답이 적혀있었다. 나는 엄마의 친구들이 궁금해져서 한명씩 찾아가 보기로 했다. 과연 엄마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때의 꿈을 이루었을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 중 하나인 아마존 열대우림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서서히 개발산업의 영향 아래 파괴되면서, 보존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한 공동체가 나무를 핵심적인 경제 공급자로 만들어 멸종 직전에서 구해낸 이야기를 목격한다. 여성 주도의 이 운동은 아마존의 자연이 남용되지 않고,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의 섬과 세계에 보여주었다."
웹상에서 창의적인 재능을 보여주는 미국계 네덜란드인 열다섯 아네힌의 이야기. 그녀는 자신이 작업한 사적이고 예술적인 사진들로 인스타그램에 672,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아네힌은 그녀의 재능을 높이 산 온라인 TV 채널의 방송에도 출연하게 된다. 이런 성공이 그녀 자신과 작업하는 사진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 탈레반 무장 투쟁, 발루치스탄 분쟁으로 얼룩진 파키스탄에서 탈출한 난민이다.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거주하고 있지만, 제목처럼 주인공 A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단지 A의 목소리만이 그가 생활하는 공간의 이미지 위로 흐를 뿐이다. 노웨어 맨은 난민 A와의 짧은 만남을 기록함으로써, 어느새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온 난민의 존재를 일깨운다.
"1984년, 컴퓨터가 가정에 보급되고 전 세대에 급속히 퍼졌지만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 사람에게만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 세상은 ′디지털 원주민′과 ′디지털 이민자′로 나누어졌다. 2016년,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노인들이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다. 이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제 우리의 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급속한 기술 발달에 얼마만큼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는 공동체, 정체성, 그리고 영혼을 충만하게 하는 춤의 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너선 프렛츠니는 어린시절 전문 무용수가 되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다. 그 강렬한 경험은 그를 전 세계로 불러들였지만, 동시에 피로를 주었다. 휴식을 위해, 조너선은 팬데믹 직전 콜체스터의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가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LGBTQ 커뮤니티에서 자살로 잃은 친구들을 진정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하였다. 조너선은 춤이 어떻게 어두운 날들을 이겨낼 수 있게 하였는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강한 의지를 느꼈다. 그들은 Movement Space라는 번창하는 사업이자, 춤을 중심으로 한 지원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팬데믹 동안의 역경을 이겨낸다."
"2017년, 고래 생물학자 낸 하우저는 정말 특별하고 희귀한 경험을 한다. 쿡 제도의 청정해역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동안 혹등고래 한 마리가 다가와 입과 지느러미로 그녀를 이리저리 밀었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끝나갈 때 쯤에야 낸은 이 이상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알아차렸다. 아마도 이러한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난과 고래의 상호작용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파고들며, 인간으로서 왜 우리가 동물들과 교감하며 많은 것을 얻는지, 동물들이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깨닫는 것보다 더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 이유를 이해하고자 한다."
누군가는 나를 특별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나는 아무 것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 지나친 관심은 8살의 내게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엄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이렇게 놀림을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엄마는 내가 이렇게 괴롭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엄마는 내가 엄마를 창피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엄마도 어딘가 아팠을까? 엄마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늘 태연했다. 그저 이 모든 일이 아무렇지 않은듯했다. 심지어 용기 내어 내 아픔을 알렸을 때에도, 엄마는 같은 반응이었다.
희권이의 하루다. 희권이가 매일 가는 장소들에 카메라만 추가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장소들은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곳과는 다르고, 그곳에서 그가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들이 은근히 느껴진다. 중간중간 주위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인터뷰들이 나오고 마지막에는 ′이희권′이 본인 스스로에게 솔직한 모습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펼친다.
여행 대안학교를 다니는 주인공은 베트남 전쟁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잔인한 걸 싫어하는 주인공은 베트남 전쟁의 민간인 학살과 마주하는 것이 힘들다. 그러면서 "왜 민간인 학살에 대해 배우면서 잔인한 사진들을 보고 설명(증언)을 들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시작된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묻고 그 답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3.1절 100주년을 기념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셨던 국가 유공자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작년에 돌아가신 베트남 참전 용사셨던 친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듣게 된다. - 전쟁이라는 것이 국가 유공자로서 헌신하셨던 당사자 뿐만이 아닌 가족들도 깊은 상처를 남겼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싶었다. (사진영 감독)"
목따르 마마는 20년 동안 한국을 세 번이나 방문했다. 자식과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손자까지 생겼지만 그리운 가족을 뒤로하고 한 번 더 한국행을 선택했다. 힘든 공장 일을 하면서도 집 자투리 마당에 고향의 채소들을 키우는 목따르, 그는 다 자란 채소들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작은 기쁨을 누린다. 그의 소박한 꿈과 마석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본다.
"2017년 7월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던 시기에 북한의 태권 시범단이 남한을 찾았다. 북한 태권도 대표단을 이끌고 온 공로자들은 그들을 서울로 데리고 온 정우진 사범과 조지 비탈리(George Vitaly) ITK(국제태권도연맹) 대변인이었다. 세계 평화의 도구로서 두 개의 한국을 하나로 만들어낸 태권도. 태권도를 통해 평화와 화합의 메신저가 된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 분단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해결책을 엿본다."